회사가 직원의 숙소를 마련하기 위해 아파트나 빌라를 임차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직원 복지나 지방 근무, 원거리 출퇴근 등의 이유로 회사 명의의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직원이 실제로 거주하는 방식입니다.
그런데 계약한 주택이 매매되거나 경매에 넘어간다면 어떻게 될까요? 개인이 계약한 주택과 마찬가지로 회사도 보증금을 보호받을 수 있을지 궁금할 수 있습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원칙적으로 자연인인 임차인을 보호하지만, 일정한 요건을 갖춘 중소기업 법인에도 대항력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회사 명의로 계약한 직원 기숙사의 보증금을 보호하기 위해 어떤 사항을 확인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회사 명의로 계약하면 주택임대차보호법의 보호를 받지 못할까요?
일반적으로 법인은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른 대항력을 취득하기 어렵습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1항은 임차인이 주택을 인도받고 주민등록을 마치면 그다음 날부터 제3자에 대한 대항력이 발생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대항력이란 주택의 소유자가 변경되더라도 일정한 요건 아래 임차인의 권리를 새로운 소유자에게 주장할 수 있는 힘을 말합니다.
하지만 법인은 자연인처럼 주민등록을 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법인 명의로 임대차계약을 체결했다고 해서 개인 임차인과 동일한 방식으로 대항력이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회사가 직원에게 제공하는 숙소는 모두 보호받지 못하는 것일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중소기업 법인이라면 예외가 있습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3항은 중소기업 법인의 직원 주거용 임대차에 대한 특례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중소기업기본법」 제2조에 따른 중소기업에 해당하는 법인이 소속 직원의 주거용으로 주택을 임차한 경우가 대상입니다.
이때 법인이 선정한 직원이 실제로 주택을 인도받고 주민등록을 마치면 그다음 날부터 제3자에 대한 대항력이 발생합니다.
핵심은 세 가지입니다.
- 임차인이 중소기업에 해당하는 법인일 것
- 법인이 소속 직원의 주거용으로 주택을 임차할 것
- 법인이 선정한 직원이 주택을 인도받고 주민등록을 마칠 것
예를 들어 중소기업 A사가 직원 B씨의 숙소로 사용하기 위해 주택을 임차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회사 명의로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B씨가 해당 주택에 실제 입주한 뒤 주민등록까지 마쳤다면, 법에서 정한 요건에 따라 회사는 대항력을 취득할 수 있습니다.
다만 모든 법인에 이 특례가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중견기업이나 대기업 등 해당 조항의 중소기업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 법인은 별도로 권리 보호 방법을 살펴봐야 합니다.
직원 기숙사의 보증금 보호, 무엇부터 준비해야 할까요?
회사 명의의 임대차계약은 계약서 작성부터 실제 입주자의 전입신고까지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준비 절차를 다섯 단계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회사의 중소기업 해당 여부 확인
먼저 회사가 「중소기업기본법」에 따른 중소기업인지 확인합니다. 중소기업확인서 등 관련 자료를 준비해 두면 계약과 권리관계를 검토할 때 도움이 됩니다.
2. 법인 명의로 임대차계약 체결
임대차계약의 임차인은 직원 개인이 아니라 회사 법인이 됩니다. 계약서에는 법인 정보를 정확하게 기재하고, 해당 주택을 소속 직원의 주거용으로 사용한다는 취지를 명확하게 정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실제 거주할 직원을 지정한 자료도 함께 보관하면 도움이 됩니다.
3. 거주 직원의 전입신고
가장 중요한 과정입니다. 법인 명의의 계약서만 작성하는 것으로 대항력이 생기지는 않습니다. 법인이 선정한 직원이 해당 주택에 입주하고 주민등록을 마쳐야 합니다.
전입신고를 준비할 때에는 일반적인 개인 명의의 임대차와 다른 증빙자료가 요구될 수 있습니다. 주요 준비 자료는 다음과 같습니다.
- 직원 본인의 신분증
- 법인 명의 임대차계약서
- 직원의 재직증명서 또는 사원증
- 법인 사업자등록증 사본
- 법인 위임장 또는 거주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 등
다만 위 서류가 모든 주민센터에서 일률적으로 요구되는 법정 필수서류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실제 필요한 자료와 신고 방법은 관할 주민센터에 미리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4. 임대차계약서 확정일자 확인
보증금 보호를 위해서는 대항력뿐 아니라 우선변제권도 살펴봐야 합니다. 우선변제권은 법에서 정한 요건을 갖춘 임차인이 경매나 공매 등에서 후순위 권리자보다 보증금을 우선하여 변제받을 수 있는 권리입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2에 따라 대항요건과 임대차계약서상의 확정일자를 갖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만 우선변제권을 취득하더라도 이미 존재하는 선순위 권리나 주택의 실제 매각대금 등에 따라 보증금 전액을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은 있습니다.
5. 거주 직원이 변경되었다면 새 직원의 전입신고 확인
기숙사에 거주하던 직원이 퇴사하거나 다른 지역으로 발령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때 새로운 직원이 입주한다면 전입신고 시점을 놓치지 않아야 합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3항은 임대차가 끝나기 전에 직원이 변경된 경우, 새롭게 선정된 직원이 주택을 인도받고 주민등록을 마친 다음 날부터 제3자에 대한 효력이 발생한다고 규정합니다.
따라서 기존 직원의 퇴거와 새로운 직원의 입주 사이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새 직원이 입주했다는 사실만으로 기존 직원의 대항력이 아무런 영향 없이 자동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대표이사나 사내이사가 거주하는 경우도 보호받을까요?
직원 기숙사 계약에서 한 가지 더 확인해야 할 사항이 있습니다. 바로 실제로 거주하는 사람이 법에서 말하는 '직원'에 해당하는지입니다.
대법원은 2023년 12월 14일 선고한 판결에서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3항의 직원 범위를 판단했습니다. 주식회사에서 근무하는 사람이라도 법인등기사항증명서에 대표이사나 사내이사로 등기된 경우에는 해당 조항의 직원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중소기업 명의로 계약했다는 사실만으로 대표이사나 사내이사의 주거용 임대차까지 같은 보호를 받는 것은 아닙니다.
반면 해당 범위의 등기임원을 제외한 직원이 실제로 거주하면서 주택 인도와 주민등록 요건을 갖춘 경우에는, 회사와 주택 사이의 거리나 임대료 수준 등을 이유로 대항력을 부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회사 명의로 기숙사를 계약할 예정이라면 실제 입주자의 신분과 법인등기사항도 함께 확인해 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계약 전에 함께 확인하면 좋은 사항
직원 기숙사는 회사가 계약하고 직원이 거주한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임대차계약과 차이가 있습니다. 계약을 준비한다면 법인의 중소기업 해당 여부, 거주 직원의 신분, 주택의 실제 용도, 전입신고 가능 여부를 먼저 확인해 보세요.
또한 주택의 등기사항증명서를 확인해 근저당권이나 다른 선순위 권리가 있는지 살펴보는 것도 중요합니다.
중소기업 특례가 적용되지 않는 법인의 경우에는 임차권등기 등 다른 권리 보호 방안을 별도로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보증금이 크거나 임대차 구조가 복잡한 계약이라면 법률 전문가와 함께 권리관계를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직원 기숙사 계약을 준비하고 계신다면
회사 명의로 계약한 직원 기숙사라고 해서 모두 주택임대차보호법의 보호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은 아닙니다. 중소기업 법인이 소속 직원의 주거용으로 주택을 임차하고, 법인이 선정한 직원이 실제 입주하여 주민등록을 마치면 법에서 정한 대항력을 취득할 수 있습니다.
다만 회사의 자격, 실제 거주자의 신분, 전입신고 및 확정일자를 각각 확인해야 합니다. 직원이 변경되는 경우에는 새로운 직원의 입주와 주민등록 시점도 놓치지 않아야 합니다.
주택 임대차는 계약서를 작성할 때뿐 아니라 계약기간 동안 권리를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도 함께 생각해야 합니다.
신한공인중개사사무소는 제기동과 청량리 일대의 부동산 거래와 임대차에 관한 상담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회사 명의의 주택 임대차나 직원 기숙사 계약을 준비하고 계신다면, 궁금한 사항을 차근차근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신한공인중개사사무소
서울 동대문구 제기로 77-2
본 글은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3항, 제3조의2 및 대법원 2023. 12. 14. 선고 2023다226866 판결 등을 참고하여 작성한 일반적인 법률 안내입니다. 실제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의 인정 여부는 법인의 자격, 계약 내용, 실제 거주 상황과 권리관계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